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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격리 1일차] 싱가포르→한국 입국 후 코로나 검사, 자가격리 시작

안녕하세요, 싱가포르에서 110일간 지내고 도무지 사무실 출근이 결정 나질 않아 한국으로 다시 귀국한 킴방토입니다. 

1년을 꼭 채우고 올테야~라는 다짐이 무색하게 싱가폴의 엄청난 월세에 생활을 잠시 접고 한국으로 넘어왔습니다. 정보가 너무 없어서 네이버 블로그, 유튜브 후기를 전전했던 터라 입국 과정이 어땠는지 그리고 자가격리 생활에 대해서도 기록을 남겨두려고 합니다.

 

비행기 티켓은 현대카드 프리비아를 통해 40만원 후반대에 구매를 했고 한국 여권 소지자에 대해서는 따로 선 신청 같은 제도는 없었습니다. 그냥 티켓 끊어서 비행기를 타면 되는데요. 싱가포르에서 혹시 출국하기 전 사전 테스트를 요청하나 싶어서 기사를 많이 찾아봤는데 이는 싱가포르 사람이 다른 나라로 갈 때를 의미하는 것으로 홍콩과의 트래블 버블(Travel bubble) 이후 생긴 제도로 저희 같은 외국인은 해당이 안 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적막한 오전 6시의 싱가포르 창이공항

 

오전 8시 비행기를 타러 공항에는 6시 정도쯤 도착했고, 생각보다 사람들이 있었어요. 짐을 부치고 출국 심사를 통과하니 면세점에서는 출국자를 대상으로 세일이 열리고 있었습니다. 딱히 관심 없어서 먼저 아침을 챙겨먹었어요.

 

 

치킨커리... 세상에서 제일 맛있어...

 

'Heavenly Wong'이라고 면세점 내에 있는 음식점에서 10분여 기다린 후 주문을 했습니다. 한 분이 조리와 주문을 모두 담당하셔서인지 굉장히 바빠 보였어요. 그래서 앞에 손님 3명 정도를 받으신 뒤 제 주문을 받았답니다. '치킨 커리(Chicken Curry)'를 시켰는데...진짜 너무너무너무 맛있었습니다. 정말 헤븐의 맛이었어요. 내가 먹은 치킨 커리 중 가장 맛있는 맛이었는데 왜 때문이었을까... 아주 바닥까지 싹싹 긁어먹었습니다.

 

 

 

엄마가 특별히 요청한 '발렌타인 21년 산'을 사려고 면세점을 둘러보고 있는데 딱 오전 7시부터 영업을 시작한다고 해서 비행기 타기 전에 냉큼 들어가서 구매했습니다. 기내 면세점은 이미 솔드아웃이라 못 살 줄 알았는데 이렇게 마지막 비행기 타기 전에 사게 되었답니다. 너무 무거웠지만 낑챠낑챠 잘 챙겨서 비행기를 타러 갔어요.

 

 

내가 탈 비행기! 화물을 착착 싣는 중!

 

싱가포르 창이공항 특징인지 뭔지 모르겠는데 탑승 게이트에서 또 X-Ray 검사를 하더라구요. 노트북이랑 아이패드 2개를 챙겨간 나머지 다시 꺼내서 검사를 마쳤습니다. 검사를 마치고 들어오면 입국에 필요한 서류들을 다 주는데요, 세관 신고서, 시설 격리 동의서 등등 4장을 끼워서 여권과 함께 돌려주십니다. 근데 저는 한국인 여권인데도 불구하고 세관 신고서를 외국인용으로 줘서 공항에 도착해서 다시 썼어요. 보딩패스에는 7시 5분부터 탑승 시작 이랬는데 40분 정도(출발 20분 전) 게이트가 오픈되었어요. 승객이 얼마 없다 보니 굉장히 빠르게 비행기 문이 닫혔습니다. 

 

 

아름다웠던 상공의 풍경, 언제쯤 자유롭게 여행을 떠날 수 있을까?

 

자리를 엄청나게 여유로웠고 가운데 라인이 아예 비워져 있었어요. 앞 뒤로 아무도 앉지 않아서 진짜 널널하게 왔답니다. 이륙 후 한 시간 정도 지나니 아침 식사시간이 왔습니다. 저는 이미 아침을 먹고 비행기를 타서 스킵한다고 말하고 Do not disturb 스티커를 받아서 계속 딥슬립 모드로 4시간 정도를 날아왔어요. 착륙 1시간 30분 정도 남았을 때 일어나서 진짜 할 게 없어서 영화나 볼까 했는데... 받은 이어폰이 한쪽이 불량인데 비행기 안이 너무 시끄러워서 들리지 않았어요. 영어 자막도 없어서 포기하고 창밖만 바라보다가 착륙했습니다.

 

 

착륙 전 서류 작업 미리 해두기! 

 

착륙하고 나서 짐을 챙겨서 KF94 마스크로 갈아 끼고 겨울옷으로 갈아입었어요. 핸드폰은 장기 정지 처리해두고 갔는데, 핸드폰 문자 인증을 받거나 공인인증서로만 해지가 가능하고 '114'로 전화 발신도 안돼서 엄청 쩔쩔맸답니다. 결론은 입국 전에 미리 정지를 풀어두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자가 격리자 안전보호' 앱은 미리 깔아왔는데 정리를 안 풀고 와서 인천 공항 와이파이에 의존하면서 입국 심사를 했습니다. 입국 심사는 모두 대면으로 이루어지고 검역 절차를 먼저 걸친 뒤 서류 제출, 앱을 깔고 정보를 입력하라고 해주십니다. 앱에 정보를 모두 입력하면 담당 공무원분이 다음 단계로 진행을 해주십니다. 그리고 다음 단계에서는 연락처 확인 작업을 거치는데요, 저는 핸드폰이 정지 중이라서 부모님 번호를 입력했는데... 부모님이 전화를 안 받으셨어요... 엄마... 흑흑. 그래서 부모님 가게로 전화를 걸어달라고 부탁을 드렸고 아빠가 받아서 인증을 해주셨습니다. 미리 입국 시간을 알려드리고 전화가 갈 것이라 언질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서류 무더기를 가지고 진행되는 복잡하지만 간단한 K-입국 절차

 

그리고 나면 격리 및 입원 통지서를 자필로 작성한 뒤 진짜 입국심사(?), 출입국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이 과정을 통과하면 짐을 찾으러 갑니다. 길고 긴 과정이지만, 공항에 입국하시는 분들이 적어서 체감상 30분도 안 걸렸어요. 미리 앱을 깔고 연락만 잘 진행된다면 일사천리입니다. 공무원 선생님들 존경합니다. 

 

짐을 찾고 나서 출국 게이트를 지나면 검역이 통과되었다는 스티커를 옷에 붙여주시며 12번 게이트로 이동하라고 합니다. 가는 길에 씨유가 하나 있는데 여기가 자가격리로 가기 전 마지막으로 뭔가를 살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지나치지 마시고 나에게 뭐가 필요한 지 생각한 뒤 발걸음을 재촉하시길 바랍니다. 

 

12번 게이트로 가서 내가 어떤 교통수단(택시, 콜밴, 버스)을 타겠다 말씀하시면 부스에서 기사님과 매칭을 해주시거나 대기를 하라고 말씀해주십니다. 목적지는 '보건소'에 들러서 우선 검사를 받는 것이 프로토콜 같고, 여기서 1시간 이상 지체되면 다시 자택으로 이동하는 코스 같았습니다. 바로 검사를 하게 될 줄 몰랐는데,,, 설레는 마음을 움켜쥐고 택시를 타고 이동합니다. 교통 체증... 무슨 일... 차가 엄청 막혀서 넘 오래 걸렸는데 핸드폰이 정지상태인지라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잠만 잤어요. 그리고 보건소에 도착했습니다.

 

 

그래도 한적했던 보건소, 기초 조사를 마치고 지정된 부스로 갑니다.

 

보건소에 내려서 해외 입국자임을 밝히고 검사를 받는데... 와.... 싱가포르에서 받은 검사는 아주 선녀였습니다.... 한국의 검사는 매우 매우 매우 매우 매우 아팠어요. 정말 눈물이 쏙 나올 정도로 아주 강력하게 휘저어주십니다. 목을 찹찹찹해서 먼저 검사하시는데 진짜 토하는 줄 알았고, 코는 진짜... 한 20번은 휘저으시는 것 같아요. 싱가포르에서는 5번씩만 살살 휘저었는데 한국에서는 진짜 강력하게 20번 팍팍 팍 찔러서 검사하고 나서 피맛이 계속 났어요... 마음의 준비 단단하게 하시고 가세요. 

 

 

 

집에 도착해서 택시비 9만 원을 결제하고(카드 현금 둘 다 오키래요) 집으로 들어왔습니다. 핸드폰이 아직도 정지상태라 한국인은 핸드폰이 없으면 한국인이 아님을 다시 한번 체감하고는 짐을 정리했어요. 정지상태 핸드폰을 풀어야,,, 검사 결과를 받는데,,, 검사 결과는 하루 만에 나오고 카카오톡이나 문자 메시지로 발송된다고 합니다... 결국 검사 결과를 받지 못해서 계속 보건소에 연락 중입니다...^^ 

 

이렇게 마무리된 격리 1일차! 14일동안...잘 살아보십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