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aily

[뉴욕여행] 종일 비오고 흐린 12월의 겨울 뉴욕 2일차_#5

전날 일찍 들어가서 쉰 덕분에 아침에 일찍 일어날 수 있었던 이틀차 뉴욕!

하지만....친구는 시차적응을 못해서 거의 잠을 못자다시피했음. 배가 고픈데 딱히 아침으로 먹을만한건 사와야하는 상황이라 근처 마트를 검색하고 열기만을 기다렸음. 숙소 완전 근처의 트레이더조는 10시나 되어야 열고, 조금 빨리 여는 마트를 찾아보니 '케이 마트'가 있었음. 근데 케이 마트라니까 뭔가 한국마트인가...아시아 마트인가 싶었지만 아니었다는 사실.

 

 


생각보다 엄청 규모가 있는 마트였는데 체인인지 다른 동네에서도 몇 번 봄. 이른 아침이라 우리밖에 없었지만 오히려 조아...! 트레이더조는 PV 상품이 많았다면 여기는 되게 다양한 상품군이 있어서 보는 재미도 있었음. 마트 처돌이에게 이런 로컬 마트 완전 기절이야~~~ 시리얼과 요거트 코너에서 사진을 찍어대는 나를 보고 친구는 이해할 수 없어했지만... 내게 마트 구경은 너무 즐거운 여행의 묘미라서 어쩔 수 없어...

 

 


특히 한국에서는 하나에 7천원 정도하는 초바니 요거트가 거의 종류별로 다 있어서 고르는 재미가 있었음. 로우 슈거, 제로 슈거, 하프 슈거, 플립, 그릭요거트 등등 그냥 선택의 범위가 엄청났음. 쵸바니 플립을 먹어본 사람들이 한결같이 하나라도 더 먹고오지 않은걸 후회하기에 마침 4개에 5불에 팔고있어서 친구랑 같이 이틀치로 4개 구매!

 

 


비닐봉투가 아니라 저렇게 패브릭으로 된 장바구니에 물건을 담아주는데... 너무 귀여운 재질이라 다른 색깔도 모으자며 내일 또 오기로함!ㅋㅋㅋㅋㅋ 추적추적 내리는 비 + 1갤런의 물 + 프로틴 음료 등등 여러가지를 사서 집으로 돌아오는데 아주 추워서 오들오들 떨었음. 기온은 그렇게 낮지 않았는데 뭔가 바람이 거센 느낌...? 아무래도 롱아일랜드 시티 쪽 갠트리 파크 근처다보니... 물가라서 바람이 더 쎘나? 아무튼 되게 추웠던 기억이 있음.

 

 


따뜻한 숙소로 돌아와서 조진 라면과 미국에 오면 먹어야하는 의무감이 드는 과일 패키지(맛있지 않음. 야채 느낌의 당도). 보장된 맛은 역시 초바니였음... 딱히 비요뜨랑 다를게 없는 구성인데 초코도 뭔가 눅진~하고 크런치함이 살아있어서 너무너무 맛있었음. 물론 그만큼 칼로리도 미쳤지만 뭐 어때~~~ 한국 가면 못먹는데~~~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여행 이틀차에 바로 라면을 사왔는데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다... 김치만 있으면 딱인데 역시 한국인은 라면 없이 살수 없는 그런 DNA가 있나...? 사실 한국에서 라면을 가져오려고 했는데, 검역에서 걸리면 추방당할 수도 있다고 해서 잔뜩 쫄아서 가져오지 않았다. 라면에 들어가는 고기 플레이크가 문제가 될 수도 있대서 요즘 검역이 빡세졌다는 후기를 읽고 나름 조심했는데 가져와도 안걸렸을 것 같은 느낌...ㅋㅋㅋㅋ

아침을 더 많이 먹지 못한 이유는, 점심으로 미리 예약해둔 Peter Lugar Steak때문. 붐비는게 싫어서 방문하기 한달전에 미리 예약을 해두었고, 점심 코스에만 먹을 수 있는 햄버거가 있다고 해서 점심으로 예약했음. 그래서 가볍게 먹고 챙긴 다음에 윌리엄스버그쪽으로 가는 버스를 타기로 함.

 

 

 

@Artists & Fleas Williamsburg
아침 대충 먹고 챙겨 나오니 점심까지 시간이 조금 남길래, 추천 장소 중에 하나였던 윌리엄스버그 주말 플리마켓에 와보았음. 원래 Smorgasburg에 가서 간단하게 먹는게 플랜이었는데... 겨울이라 그런지 스모가스버그가 열지 않아서 여기로 왔는데 이런 감성은 이제 한국이 더 앞서는 것 같다.

뭔가 미묘하게 촌티가 나고... 살만한게 보이지 않았음. 그리고 되게 가격대가 있어서 딱히 끌리는 상품도 없었음. 알고보니 코로나때문에 규모가 좀 작아진것 같았다. LP나 빈티지 상품을 좋아하면 한번쯤 와볼만하지만, 나랑 내 친구 둘다 별로 관심이 없어서 한번 쓱~보고 나오게됨.

 

 


@Peter Luger Steakhouse
예약은 Resy어플로 쉽게 했고 미리 예약하는걸 다녀온 모든 여행자가 추천하기에 미리미리 했는데 차질없이 예약이 되어서 다행이었던 피터루거 스테이크.

근데 추워서 축지법써서 달려오다보니 예약시간보다 30분을 일찍 도착해버림...^^ 오픈 시간대라 바로 들어갈 수 있다고 해줘서 밖에서 오들오들 기다리지 않고 자리로 안내 받을 수 있었음. 근데 딱히 런치 메뉴로 햄버거가 보이진 않았고 스테이크만 보여서 그냥 스테이크로 주문함.

 

 


압도적인 사이즈의 스테이크. 솔직히 먹자마자 감탄이 나올만큼 너무 맛있었다. 굽기자체도 적당하고 고기만 먹어도 맛있는데 특제 소스랑 먹으니 더 맛있고 소금이랑 후추에 먹어도 맛있고. 그냥 JMT 그 자체. 바깥의 추운 날씨에 아침 먹은건 이미 소화되버린지 오래인지라 고기가 들어가니까 맥주가 땡기고 맥주가 들어가니 고기가 땡기는 그냥 위가 가득찰때까지 먹고 마시기 딱 좋은 곳...

 

 


우리는 Steak for 2를 주문했고 Sliced tomatoes&Onions를 에피타이저 메뉴로 주문함. 이게 아무래도 한국인들은 김치 없이 음식 못먹고, 느끼하면 많이 못먹는데 이 토마토와 양파 조합으로 3배는 더 많이 먹을 수 있음. 이건 모든 스테이크 하우스에서 필수로 시켜야하는 메뉴라고 생각함...

이렇게 먹고 계산하려고 보는데... 난 몰랐잖아... 여기 캐쉬 온리 매장임. 뉴욕에서 몇안되는 캐쉬 온리 매장을 트레블월렛만 믿고 돈을 안뽑아온 것임... 그래서 친구가 화장실 간 사이에 직원분한테 물어보니까 노 인터네셔널 데빗 or 크래딧카드, 온리 아메리칸 데빗 allowed라고 해서 아 어떡하지 모드 발동...

찾아보니 바로 옆에 ATM기가 있는데 비도 오고 그래서 나가기 싫어서 친구한테 한번 그냥 결제 시도라도 해보자고 했고, 우리 카드를 들고 가더니 되게 오래.... 오래 안오는것임.... 아 똥줄타잖아... 그래서 안절부절 걍 지금 캐쉬 뽑아 올까? 하고있는데 와서 결제 됐다고 사인 하라고 했음. 이게 왜 된건지 잘 모르겠는데 걍 더 물어보면 뭐라고 할거같아서 그냥 영수증 받고 나옴ㅋㅋㅋㅋㅋㅋㅋ

 

 

 


배도 불렀겠다, 이제 커피를 마셔줄 타이밍이지~하면서 원래 찾아뒀던 La Colombe로 감. 그렇게 멀지 않았는데 비가 와서 그런지 좀 춥고 엄청 멀게 느껴졌음... 근데 도착해보니 왜 없지...? 구글 지도에는 나와있는데 그 위치에 없어서 1차 당황. 하지만 난 2차 옵션을 준비해두었지.

@Hungry Ghost Coffee
브이로그에서 라떼 맛집이라고 해서 기억하고 있던 곳. 아니 근데 내부 엄청 협소하다. 브룩클린 바이브인지 엄청나게 캐주얼한 주문 스타일... 갑자기 밖에서 문 열고 들어온 청년분이 캐셔쪽으로 들어가더니 ready to order?이래서 깜짝놀람ㅋㅋㅋㅋㅋㅋ

사실 여기 걸어오면서 친구가 오는길에 있었던 카페를 내심 들어가고 싶었나보다. 근데 나는 1도 캐치 못하고 내 목적지로만 발빠르게 움직여버림. 그것이 ISTJ의 네비게이션 여행 방식... 친구도 당황하고 나는 왜 친구가 당황한지 모르고 카페 도착해서 커피만 맛있게 먹음 헤헤...

커피 자체는 넘 맛있어서 추천하나, 자리가 없을 확률이 매우 높은 카페 중 하나인 것 같음.

그러다가 윌리엄스버그를 다시 천천히 한번 볼까~했는데 친구가 갑자기 화장실을 가고싶다고 하는 것... 아니 근데 뉴욕은 어떻게된게 화장실이 이렇게 없단말야...? 열심히 구글 후기를 뒤져서 아주 근처에 있는 'Google Store'에 화장실이 있는걸 발견함. Open Toilet은 아닌거같고... 직원용인듯 하지만, 여러 후기가 말하길 잘 쓰고 나왔다고 해서 용기있게 찾아갔고 사용할 수 있었다. 뉴욕 여행의 변수 중 하나는 '화장실'... 기회가 있으면 무족권 보이는 화장실에 들어갈 것. 별표 다섯개임.

한바탕 화장실 소동을 겪고나니, 윌리엄스버그는 뭔가 좀 기가 빨려서 맨하탄으로 넘어가기로 했다.


 

 

@East Viliage

유니언 스퀘어에도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리는데, 주말에 크리스마스 마켓은 그냥 고문이라고 하자. 사람이 너무나도 많아서 줄을 서서 보는 것도 힘들고 그냥 마켓에서 빠져나오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들다. 빽빽하게 들어찬 사람들을 피해서 빠르게 길을 건너버렸음. 

 

 

 

 

그 길로 찾아간 곳은 뉴욕 여행자들이 한번쯤은 들르는 대형 서점 @Strand

에코백을 기념품으로 많이 사가길래 한번 볼까~하고 갔는데 여기도 그냥 사람들이 너무 많다. 사진에는 사람이 없는 윗층... 1층에 주로 에코백이나 엽서같은걸 파는데 사람이 너무너무 많았음. 그리고 비가 와서 그런지 축축한 습기 냄새가 약간 발냄새같이 나기도 했음...! 그리고 엄청나게 덥다! 서점인데 대형 프린트를 하는 공간도 옆에 있어서 거기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가 상당했음. 

 

친구는 옷을 두껍게 입어서 진짜 땀을 줄줄 흘리는 정도였어서 오래 구경 할 수는 없었고, 사람에 치여 약간 탈진상태가 되어버린 나머지 우리는 카페를 가기로 했음.

 

 

 

 

겨울 뉴욕 여행은 그 나름의 운치가 있고, 비오면 그 느낌이 확 살아나는 도시라 한번쯤 와볼만하지만, 아주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바로 해가 아주아주 빨리 지는 것. 4시만 되면 어둑어둑해지기 시작하고 4시 30분이면 거의 밤 수준으로 확 어두워진다. 한국도 해가 빨리지기는 하지만, 뉴욕이나 캐나다를 여행하면서 느낀건, 해지는 시간이 유독 더 빠르다는 것. 또 비가오면 아침부터 해 구경을 하기가 어려운데 흐린날은 그냥 하루종일 저녁~밤 바이브임... 걍 비타민 D 부족 그 잡채...

 

 

 

 

@Abraco

유튜버 오눅님이 뉴욕와서 괜찮았다고 후기를 남겨서 핀 해둔 에스프레소바. 

나는 카페인 할당량을 이미 초과해서 친구만 한 잔 먹기로 함. 디저트도 있긴 했는데 그냥 땡기지가 않았음. 커피는 마실만하다라고 했으니 엄청난 임팩트는 아니었던 것 같고, 다만 사람은 많아서 엄청 왁자지껄한 분위기 + 매장이 되게 일찍 닫는 편. 이건 에스프레소바의 특징이기도 하니까. 아무튼 찾아오실 분들은 시간 잘 보고 와야함. 약간 반 지하에 있어서 찾기도 조금 어려웠음. 

 

여기 들어오고 나서 진짜 갑자기 폭우 수준으로 쏟아져서 비를 피할 겸 조금 오래 앉아있었음. 사실 날씨의 영향으로 입맛도 없고 피곤하기도해서 엄청 빨리 지친게 아닌가 싶음. 그래서 내향형 종특, 집 근처로 너무너무 가고싶어짐. 

 

 

 

 

@A-1 Record Shop

Abraco 근처에있는 레코드 샵. 바로 집에 가기는 조금 그러니까... 여기를 살짝 들러봤음. 나는 레코드에 별로 관심은 없지만 우리나라보다 LP시장이 큰 뉴욕에서 뭔가 사갈만한게 있나~했음. 근데 친구 말 들어보니까 LP가 되게 예민해서 엄청 조심해서 가져가야 하는데 비행기 타고 뭐하고 하면 좀 불가능한점 + 엄청나게 끌리는 LP가 있는건 아니라서 금방 슉 보고 나옴.

 

원래 일정은 이 근처 카츠 델리카트슨에서 파스트라미 샌드위치를 저녁으로 먹는 거였는데, 점심에 스테이크를 먹어서인지 별로 땡기지 않았음. 그리고 이 근처 엘린 치즈케이크 사와야했는데 비가 너무 와서 그냥 포기. 한국 가기전엔 다시 오겠지~했는데 오지 않았음. 흑흑 치즈케이크는 진짜 너무 아쉽다!! 

 

 

 

 

@Whole Foods Market

집 가기 전 내 사랑 홀푸드마켓에서 크로아상 식빵을 사려고 했는데. 진심 뒤지고 뒤지고 또 뒤져도 없었음. 아니 그게 막 솔드아웃되거나 그런 종류의 빵이 아닌데... 왜 없는거야!!하면서 몇번을 뒤졌는데 없어서 진짜 허탈해버림... 친구도 열심히 같이 찾아줬는데 그냥 없었던 것으로...ㅎㅎ 

 

 

 

 

@ICONYC Brewing

숙소 도착해서 조금 쉬다가 숙소 근처로 찾아둔 브루어리에 가기로 함. 근데 진짜 충격인게 맥주만 파는게 아니겠음...? 나는 당연히 햄도 팔고 치즈도 팔고 윙도 팔고 그런 브루어리를 예상했는데 아주 한적한 시골에 있는 펍 같은 분위기 였음... 실망실망...

 

근데 거기 점원분이 배달 시켜서 먹어도 된다고해서 YELP로 주문 때림. 더 이상 배고파서 어딘가로 갈 수가 없었기 때문 ㅠ.ㅠ sLICe LIC 피자였고 예상 시간이 65~85분이라서 진짜 약간 포기한 상태로 맥주 먹고있었는데 뒤로 슉 왔음ㅋㅋㅋㅋㅋㅋ 몇 분 걸렸는진 모르겠는데 암튼 왔으니까 다행... YELP 주문은 미국 전화번호가 꼭 필요해서 ICONYC Brewing의 점원분 전화번호를 적어도되냐고 물어봤더니 흔쾌히 적어주셔서 팁 엄청 많이 드렸당 희희...

 

피자는 너무너무 맛있어서 나도 엄청 먹었고, 남은건 가져와서 다음날, 그 다음날까지 데워먹음ㅋㅋㅋㅋ Sonder Court Square 뿐만 아니라 다른 지점도 마찬가지일 것 같지만, 가장 좋은게 조리기구가 있다는 점. 식은 피자도 데워먹을 수 있는 그런 장점이 있음. 아무튼 이틀차에는 날씨덕에 험난했는데, 스테이크도 맛있었고 피자도 맛있었고 커피도 맛있었으니, 아주 성공적인 일정이라고 할 수 있겠으나 체력은 조금 저질이 되어버린 그런 날이었다.